추천하는 글
전 세계의 작가와 삽화가들이 뜻을 함께 하여 150여 편의 시와 짧은 이야기, 그림으로 전쟁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엮은 책이다. 13세기 십자군 전쟁에서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쳐 2003년 이라크 전쟁까지, 인류의 전쟁사를 광범위하게 오고가며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전쟁 속에서 힘없이 바라보았던 사람들의 비애를 개성 있는 시선으로 포착해 그려내고 있다.
쏙쏙 들어오는 한 문장
이 나라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그는 국민의 돈으로 무기를 사들여/ 어딘가를 폭격하라 명령하고/ 우리가 아무리 멈추라 해도 듣지 않네 ... - 본문 중 재키 샤피로의 ‘멈춰’ 시 중에서
곧 공습이 있을 거라는 소문에/ 마실 물과 숨을 곳을 마련하려/ 우리 집 뒤편에 우물을 팠지/ 하지만 나온 것은 물이 아닌 기름// 시커멓게 빛나는 피가 울걱울걱/ 대지의 상처에서 스며 올랐지/ 땅에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먼지에 엉겨 응어리지는 광경을 우리는 하염없이 지켜보았지 - 본문 중 케이트 톰슨 ‘대지의 검은피’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