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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그리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고단한 일상의 기록을 담고 있다. 거대한 판타지나 기발한 서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곁의 삶을 차근차근 그려나간다. 작가는 외로움을 감내해 좀 더 깊고 단단해진 고독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로 전개되고 있는 단편 소설집이다.
쏙쏙 들어오는 한 문장
나는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자주 그 갈피에 숨은 의미를 해독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말을 이해했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이해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럴 때마다 입을 다물었다. 나는 가끔 옹알이할 때가 제일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몽돌 같은 그 옹알거림을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아들었을 테니까. 말 대신, 옹알거림으로, 눈빛으로 얘기할 순 없는 건가? 세상은 너무 시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