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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평] 사서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2026-09-02조회 38

작성자
정보서비스과(02-2133-0238)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사서 이해연


  번역가 권남희의 일상에는 거창하지 않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수많은 일본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 온 권남희 작가는 이 책에서 번역가로 살아가며 만난 사람들과 일, 가족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작가와의 인연, 번역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부터 아이를 키우며 일했던 시간, 나이 들어가며 새롭게 발견한 즐거움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나 실수까지 숨기지 않고 담담하게 들려주는 글에서는 삶을 지나치게 멋있게 포장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가 돋보인다.

  특히 이 책에서는 번역가라는 직업을 바라보는 저자의 애정과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외국어로 쓰인 문장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은 단순히 단어를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원작자의 생각과 감정, 문장의 분위기까지 헤아려 가장 알맞은 언어로 다시 표현하는 과정이다. 오랜 시간 번역을 해온 저자는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작가, 편집자들과의 일화를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낸다. 번역이라는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어렵거나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일과 삶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유머가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번역가로서의 삶뿐 아니라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모습까지 함께 담아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행복은 특별한 사건이나 완벽한 삶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순간, 마음을 나눌 사람이 곁에 있는 시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작은 즐거움도 충분히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때로는 일과 가족, 나이 듦과 관계 때문에 마음처럼 되지 않는 순간도 있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웃어넘기는 저자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는 특별한 성공담이라기보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고민과 기쁨을 담은 생활의 기록에 가깝다.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라는 제목처럼 행복을 위해 늘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귀찮고 지치는 날에는 잠시 쉬어가고, 마음이 내키는 날에는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행복이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의 일상에서 찾아낼 수 있는 작은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며 자신의 삶을 가볍게 돌아보고 싶은 사람, 소소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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