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거리 가까운 책 전자책 카드리뷰 <늑대의 왕>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오를 치유하는 것은 사랑이다.

그를 깨운 것은 두 명의 부랑아였다.

전쟁에서 한 팔을 잃은 방범관 미켈 카르델은 어느 날 더러운 호수 위에 떠오른

아름다운 금발의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밤과 호수의 어둠이 아무리 그 색을 흐리게 했어도 머리카락이 밝은 금빛인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암살된 구스타프 국왕,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귀족들의 권력다툼, 역병에 고통받는 서민들.

1793년 스웬덴 스톡홀름은 피폐하고 잔인했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수사관 세실 빙에.

폐결핵으로 죽어가던 그에게 치안총감은 이 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해 줄것을 요청한다.

"이번 사건은 달라. 너도, 나도 지금껏 단 한 번도 맞닥뜨린 적 없는 사건이라고."

참혹했던 전쟁의 기억으로 지옥같은 삶을 살던 카르델.

이성적이고 정의로웠으나 병으로 죽어가던 세실.

그들은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 잔인한 죽음 너머 감춰진 진실을 찾아 수사를 시작한다.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수많은 난관과 방해에 부딪치며 나아가던 두 짝패의 추리와 의심은

귀족들의 비밀스러운 사교집단에 도착한다.

 

<늑대의 왕>

원제: 1793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세종서적 펴냄, 2019

 

스웨덴 작가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의 이소설은

데뷔작임에도 아름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탐욕과 선의, 희망과 타락을 묘사하는 그의 서사는 웅대하며 탄탄하다.

중세 유럽 어둠의 시대에 난무하는 음모와 불의를 섬세한 상징과 비유로 묘사하며

자유와 인권에 대해 통찰하는 작품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심연의 앞에 서있을 때 손으로 감싸고 있던 꺼지지 않는 불빛 하나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했지.

그렇다면 지금은 깜깜한 어둠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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